제목을 적어 주세요.

177번째
2/6/2014

 

시작하자고

 

으스스한 곳이네

 

그 빌어먹을 건
어딨지?

 

저기

 

20분 주겠소

 

그러든지

 

젠장

 

무슨 문제있소?

 

괜찮아요
나갑니다

 

좋아

 

내 쪽으로
좋아, 됐어

 

잘 잡아
좋아

 

됐어?

 

됐어

 

살살 다뤄

 

그랜드 피아노

 

안전벨트를 매고
자리에 앉아계세요

 

세상에

 

그 맘 알지
비행?

 

나도 비행기라면
질색을 했었지

 

제발, 제발

 

내가 여행을 많이 하는데
고물차로 험한 길 한번 다녀봐

 

이제 그런 여행은 어림도 없지
무슨 소린지 알지?

 

승객 여러분, 예정대로
시카고 오헤어에 착륙합니다

 

- 착륙하는 건가요?
- 당연하지

 

비행도 끝이 있다고

 

망했다

 

뭐라고?

 

뭘 기대했는데, 톰?

 

몰라
시카고에서 흔한 일?

 

비바람에 날개 떨어지고...
다른 비행기는 회항했는데

 

알아
인생이 불공평하지

 

당신 탄 리무진이
사고날 수도 있지

 

맞아, 아직 희망이 있어

 

세월 탓에 피아노 음이 안 맞아서
날짜가 변경될지도 모르고

 

아님 그 망할 거에
불을 붙여버리든가

 

아님 그냥 취소하든지

 

잠깐만, 리무진이라니?

 

당신이 마중나오는 거
아니었어?

 

아냐, 나 호텔에 있어
기자회견 있잖아

 

당신 이름 들고 있는 사람
안 보여? 음성 남겼는데

 

모르는 사람이 나온다고?
애슐리하고 웨인은...

 

애슐리하고 웨인은 여기서
나랑 만날 거야

 

지금 아래층에 있는데
인사할래?

 

농담이지? 그 둘은 클래식 연주회가
뭔지도 모를 텐데

 

만나면 직접 설명해줘

 

젠장

 

대신 인사 전해줘

 

둘이서 연주회를 끝까지
버틸 수 있을까 모르겠다

 

- 이런
- 왜?

 

에이전시에서 발코니석을 안 구했어
애슐리가 화내겠다

 

지금 가봐야하니까...

 

아니, 괜찮아
고마워

 

잠깐만 기다려

 

안녕하세요

 

얘기 좀 하쟤요

 

에마!

 

에마!

 

어머나 세상에
정말 섹시하다

 

고마워
너도 예쁘다

 

- 웨인
- 누구 전화야?

 

나 바꿔주지 마

 

- 일 전화야
- 그래

 

어떻게 되는 거야?
여기로 온대?

 

내가 '프리도스'의 바텐더를 아는데
50% 깎아줄 거야

 

톰 말야?
톰은 바로 연주회장으로 가

 

- 그 전에 한잔 해야지?
- 클래식 연주회야, 애슐리

 

톰이 술 안 취하는 게
좋다는 얘기야

 

끝나고 마시면 되지?

 

잠깐이면 돼요

 

당신한테 줄 게 있어
가방에 넣었어

 

뭐?

 

작은 선물이야
21세기에 온 걸 환영해

 

다시 말해줘
왜 이런 걸 하는 거지?

 

당신이 다시 무대에
오를 때니까

 

잠시만요

 

- 안 끊었지?
- 응

 

- 턱시도 입고 있어?
- 그래야 돼?

 

늦었잖아

 

호텔 가지말고
곧장 연주회장으로 와

 

그래

 

손톱 물어뜯고 있어?

 

아니

 

사랑해

 

나도 사랑해

 

셀즈닉

 

어디로 갈까요?

 

21세기에 온 걸 환영해!

 

- 21세기...
- 뭐라고 하셨죠?

 

아뇨, 죄송해요

 

- 여보세요?
- 톰 셀즈닉?

 

- A&V의 마크입니다
- 안녕하세요, 마크

 

마조리가 '톰, 지금 심경이
어떻죠?'라고 묻는게 신호에요

 

- 알겠죠?
- 네

 

좋아요
대기해요

 

셋, 둘, 하나

 

루머에 대해 해명하지
않을 건가요?

 

오디션은 봤어요
더 이상은 말 못해요

 

에마 셀즈닉이 아직도
오디션을 봐요?

 

뮤지컬을 할 땐
그렇다고 봐야죠

 

그럼 처음으로 노래를
청해볼까요?

 

왜 그러세요
말도 너무 많이 했는데

 

노래는 항상 해요

 

집에서 샤워하면서...
남편에게 물어보세요

 

사실 다른 전화로 당신의
'천재소년'이 연결돼 있지요

 

고마워요, 에마와의 얘기는
항상 즐겁습니다

 

저도요

 

이 시대 최고의
영화배우와 결혼한

 

이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
톰 셀즈닉이 돌아왔습니다

 

그가 무대를 떠난 지
5년이 흘렀죠

 

이제 몇 분 후면
그 긴 침묵이 깨집니다

 

오늘 밤 톰의 입장이
되어보긴 싫지만 말이죠

 

- 톰, 안녕하세요
- 안녕하세요

 

지금 머리속에 떠오르는
생각은 뭔가요?

 

- 긴장되세요?
- 네?

 

F.C.O 필하모니와의
협연으로

 

어렵기로 악명높은 곡들을
연주하시잖아요?

 

요 며칠 잠자리가
불편하셨을 거 같은데요

 

아뇨

 

- 자신 있는 목소리네요
- 네

 

그래요, 오늘 밤 연주하시게 될
그 피아노는 어떤 의미가 있죠?

 

- 패트릭의 피아노입니다
- 맞아요

 

그분과 수개월, 수년을
함께 연습했었기 때문에...

 

- 네
- 그분을 기억하면서...

 

패트릭 고드로

 

청취자분들께서는 그분을
가산이 행방불명 된

 

음악계의 괴짜 거장으로
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

 

제게 그분은 그 이상이에요
저의 멘토시기도 하고요

 

제 질문은, 그 피아노가
어떤 의미가 있냐는 거예요

 

- 무슨 뜻이죠?
- '라 싱켓'

 

'연주 불가능한 작품'
맞죠?

 

'라 싱켓'
제가 맞게 발음한 건가요?

 

이 곡과는 과거가
있으시잖아요

 

5년전 플래너리에서

 

- 잘 안 됐었죠
- 맞아요

 

제 질문은 이겁니다

 

몇 년의 침묵 끝에
무대로 복귀하시잖아요

 

똑같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게
긴장되시나요?

 

- 또 망칠까봐 겁나나요?
- 망쳐요?

 

이걸 화려한 부활을 위한
마지막 기회로 보나요?

 

- 일생의 마지막..
- 그만!

 

미안합니다

 

전 피아노를 연주해요

 

그냥 또 하나의 연주회
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

 

알겠습니다, 셀즈닉 씨
시간이 다 된 거 같군요

 

연주회 잘하세요

 

제기랄

 

뒤로 돌아가서 내려줄 수
있을까요?

 

- 네
- 고맙습니다

 

- 미안합니다
- 괜찮아요

 

실례지만
톰 셀즈닉이시죠?

 

네

 

- 잘하세요
- 감사합니다

 

셀즈닉!

 

돌아온 거 환영해

 

토미
큰 연주회네

 

고맙습니다
좋아보이시네요

 

그래
이혼했어!

 

톰! 살아있었네요!

 

긴장감이 그립던가요?

 

노먼 어딨는지 알아요?

 

쭉 가서 왼쪽으로 가요
음식에 붙어있어요

 

또 금연하나요?

 

그런 셈인데 그 얘긴
꺼내지 말아요

 

연주회 잘해요

 

선생님

 

차트요

 

무대로 돌아오셔서 얼마나
흥분되는지 모릅니다

 

- 토미!
- 감사합니다

 

이리와!

 

- 위대한 톰 셀즈닉, 안녕하신가
- 안녕하세요, 노먼

 

괜찮아?
오는 길은 어땠어?

 

세상에
옷 누가 입혀줬어?

 

- 제시간에 도착했네?
- 다행이죠

 

피아노도 왔어

 

- 아, 피아노는...
- 흠집 하나 없어

 

다행이네요
살펴보셨어요?

 

- 낮은 C 음이 좀 날카로워
- 항상 그랬어요

 

그거 말고는 훌륭해
다시 보내야 되다니 아까워

 

프랭크, 오늘 퍼스트 맡아
칼이 아프대

 

괜찮지?
좋아

 

저 사람들은 누구죠?
CIA?

 

신경쓰지 마
보험사 직원이야, 심각하지

 

패트릭은 그 피아노를
자기 가족보다 사랑했잖아

 

그랬죠

 

개자식들!

 

실패자 톰

 

아주 재밌다

 

진정한 개자식들

 

5년이나 지났는데
좀 잊어버려라

 

- 괜찮아요
- 정말?

 

저러면 난 사고치고 싶은
기분이 드는데 말야

 

정말 괜찮아요

 

세상에
패트릭 사진 좀 봐

 

세상에, 패트릭
무서워보여요

 

여전히 무섭다니까

 

그 재산 얘기 들었어?

 

그분은 자기가 무슨
찰스 포스터 케인인 줄 알았지

 

그분이 아끼는 피아노를 내가
다시 연주하길 바라실까요?

 

그런 실수를 했는데

 

뭐?

 

패트릭 선생님요
당황스러워 하실 거예요

 

- 톰, 왜 그래
- 항상 음표를 놓쳐요

 

'톰 셀즈닉,
이 시대 라흐마니노프'

 

실수만 안 했다면 말이죠

 

토미
내 말 들어봐

 

- 패트릭도 자랑스러워할 거야
- 아뇨

 

다 망치고 말 거예요, 노먼

 

그래, 연주하면서 한두군데
실수하는 게 뭐 어때서?

 

조심스럽게 연주할 거면
난 가서 와인이나 가져오려고

 

진짜로 내게 무난한 바하를 들려줄
천 번째 연주가가 되고 싶어?

 

그런 건 넣어두라고
난 무난한 건 필요 없어

 

이런 빡빡한 곡을 연주하면
건반을 잘못 누르게 되겠지만

 

청중은 몰라

 

절대로

 

그리고 있잖아, 사람들이
이렇게 들뜬 건 처음 봤어

 

5년을 기다려왔잖아

 

- 5년 더 기다리라고 하세요
- 정말?

 

내 평생 한 가지 목적에
딱 맞게 만들어진 인간은

 

또 본 적이 없어

 

실력대로 해

 

그리고 즐기려고 해 봐

 

그리고 기억해

 

그냥 음악일 뿐이야

 

신사 숙녀 여러분

 

곧 출입문이 닫힙니다

 

애슐리! 웨인!

 

두 사람 잃어버린 줄
알았어

 

미안해, 바에 있었어
할인해주는 시간이라

 

6번이나 전화했어

 

세상에

 

- 웨인, 내 전화 어딨어?
- 여기

 

- 가야 돼요
- 부재중 전화 6통 맞네

 

집중 좀 하자, 자기야

 

- 진짜 들어가야 해
- 진정해

 

조용히 들어가면 되지

 

모르는 게 약이잖아

 

여기 티켓
연주회 끝나고 만나자

 

잠깐만
우리 같이 앉는 거 아냐?

 

이런

 

나보고 꼭 어느 자리에
앉아달라고 해서 말야

 

거기도 정말 좋은 자리야
오케스트라와 가까워

 

그러니까 너랑 같이
앉는 게 아니란 거지?

 

연주회 끝나고 만날 거야
애슐리, 와줘서 정말 기뻐

 

우리도 기뻐

 

네가 웨인이 제일 가까이서
볼 수 있는 유명인이잖아

 

가요

 

공연 잘 봐
끝나고 보자

 

뭐, 당황스럽네

 

가자

 

뭘 저리 서두르나 모르겠네
오프닝 공연 같은 거 없대?

 

신사 숙녀 여러분

 

공연이 5분 후에
시작합니다

 

핸드폰을 무음으로 해주세요

 

임무 완수

 

이럴 줄 알았어!
저 위에 자리 많다니까!

 

이봐들, 뭐해?
5분 전이야!

 

악기 챙겨!
어서들 가라고!

 

린, 미안해!

 

들립니까?

 

좋아요

 

잠시만...

 

자... 들어갑니다

 

신사 숙녀 여러분

 

오늘의 지휘자
노먼 라이싱어입니다

 

선생님

 

- 악보요
- 네?

 

분장실에 두고 가셨어요

 

고맙습니다
덕분에 살았네요

 

뭐든 말씀만 하세요

 

축하합니다

 

객석이 꽉 찼어요

 

알고 싶어 하실 거
같아서요

 

라 싱켓

 

신사 숙녀 여러분

 

젠장

 

톰 셀즈닉입니다

 

음표 하나라도 틀리면
죽는다

 

개자식들

 

당신을 보는 거 같아요

 

장난이라고 생각하나?
오른쪽을 봐

 

도움을 요청하면
네 미간을 쏴주겠어

 

아뇨, 가봐야겠어요

 

연주해

 

연주 쉴 때 분장실로 가
준비해둔 게 있다

 

에마를 기쁘게 해줘

 

에마가 전화에 손을 뻗으면
에마를 쏠 거야

 

뭐?

 

안 돼!

 

네 가방 옆 주머니

 

무대로 돌아가

 

누구야?

 

패트릭 고드로야

 

관심 좀 생겼나?
좋아

 

이제 무대로 돌아가
청중들이 불안해하고 있어

 

- 속셈을 내가 모를 거 같아?
- 무슨 속셈인데?

 

- 노먼이 시켰나?
- 노먼? 무슨 소리지?

 

이봐, 알겠어
재미있어

 

무대 공포증에 떨고 있을까봐
메세지를 보내는 거잖아

 

- 떨고 있나?
- 아니

 

떨리게 해줄까?

 

- 잘 들어!
- 이게 정말 장난일까?

 

내기하지

 

넌 '장난이다'에,
난 '아니다'에 걸어

 

내가 이기면 에마 셀즈닉의 뇌는
그녀 구찌 가방을 뒤덮을 거야

 

네가 이기면
나한테 욕하면 돼

 

재밌는 내기가 될 거야
하자

 

- 경찰에 신고하겠어
- 극장 밖에 내 친구가 있어

 

경찰차 한 대라도
주차되는 게 보이면

 

극장 관리인이 5번 발코니석
시체를 치우게 될 거야

 

무대 왼쪽으로 가
당장!

 

네 앞에

 

제일 위 계단

 

보여

 

잘 봐

 

계속 봐

 

레이저 망원경과 소음기가 달린
로체스터 47의 사입구야

 

가장 정확하고
가장 조용한 무기지

 

이제 '무대 공포증'의
의미를 알겠지

 

무대로 안 올라가면
에마 머리 날아간다

 

이해가 된 거겠지?
대답해

 

조용하게
혼잣말 하는 것처럼 보이게

 

'티타타'든 뭐든
너희들이 하는 거

 

규칙을 알려주지

 

난 네 행동 전부를
보고 들을 수 있어

 

도움을 요청하면
내가 듣게 될 것이고

 

무대를 떠나면
내가 보게 될 거야

 

경찰이나 경비를 끌어들여도
내가 알게 될 거야

 

이런 일들 하나만 벌여도
네 아내는 죽어

 

음표 하나만 잘못 연주해도

 

넌 내게 쓸모가 없으니
넌 죽게 될 거야

 

그렇게 두 사람은
내 마음대로 죽일 수 있어

 

두 목숨이 달렸으니 내 말에
따를 확률이 두 배가 되려나

 

내가 보이나?

 

- 어떻게 나한테 말하는 거지?
- 건반을 봐

 

곧 네 연주 시작이야

 

늦게 들어가면 그게 니
마지막 연주가 될 거야

 

- 이제 말해
- 어디에 있지?

 

1인 발코니석이야
조용하고 잘 보여

 

- 어떻게 나한테 말을 하지?
- 아주 위쪽이거든

 

네 행동 뿐만 아니라
에마 행동도 전부 보여

 

지금 에마가 하품하네
지루한가봐

 

이런 음악은 그 여자
취향은 아닌가봐

 

- 기분 나쁘지 않나?
- 나한테 뭘 바라지?

 

목소리 낮춰

 

청중들이 잘못 생각하면
안 되잖아

 

이번엔 안 그럴 거라는
느낌이 오긴 하지만

 

- 내 돈 전부 주겠어
- 네 돈 필요 없어

 

그럼 뭐지?

 

네 일생에서 최고로
완벽한 연주를 하길 바래

 

나를 좋고 나쁜 걸 알려주는
네 머리속 목소리라고 생각해

 

좋아
그렇게 할 수 있어

 

하지만 에마는 필요 없잖아

 

좋아, 해결

 

- 뭐가?
- 네가 말한 거

 

네 말이 맞아
그 여자는 걸리적거려

 

그래서 쐈어

 

내 말을 믿는건지 모르겠군
정말 그렇게 조용할 수 있을까,

 

아니면 사랑스런 아내는 너무
지루해서 곯아떨어진 걸까

 

확신이 안 서겠지

 

모두의 눈이 무대로 향해있는
이 꽉찬 공연장에서

 

아무도 모르게 손볼 수
있다는 게 놀랍지 않아?

 

앉아
진짜로 쏘기 전에

 

진정해
이게 네가 원하던 거 아냐?

 

그 여자가 간섭한다고
네가 그랬잖아

 

네 인생 전체를 간섭한다고

 

- 넌 아무것도 몰라
- 잘 알아, 톰

 

아내가 너보다 더 많은
잡지 표지를 장식할지도 몰라

 

하지만 넌 중요한 사람이야

 

그 여자는 역사책에
안 실리지만 넌 실릴 거야

 

넌 유명인사니까

 

난 너에 대해 필요한
모든 걸 알고 있어

 

네가 전화를 두는 곳도 알고,
연주할 때 중얼거리는 것도 알아

 

현존 피아니스트 중에 네 손이
가장 빠르고 민첩한 것도 알아

 

재밌는 게 뭔줄 알아?

 

네 아내는 네 재능의
십분의 일을 위해

 

돈과 명예 전부를
버릴 거라는 거야

 

제발 아내를 보내줘
원하는대로 할게

 

나와 흥정할 수 있다고 생각해?
넌 그럴 처지가 아냐

 

모든 건 청중에게 달렸어

 

그리고 지금
그 청중이 나야

 

감사합니다

 

감사합니다

 

감사합니다

 

감사합니다

 

악장 사이에 말하는 건
관례에는 어긋나지만

 

양해 부탁드립니다

 

지휘자로서,

 

가끔 제 목소리를
듣고 싶거든요

 

오늘 밤, 패트릭 고드로가
좋아했던 곡을

 

들려드리고 있습니다

 

스테판 예라노시안의
피아노 협주곡 4번

 

살아있는 세계 최고의
피아니스트와의 재회에

 

완벽하게 적합한 곡이라고
할 수 있습니다

 

정신 차려, 톰

 

고드로를 놀라게 했던
천재성을 지녔죠

 

세계 유일의
톰 셀즈닉입니다

 

깜빡했군! 톰, 미안하네
자네 얘기는 좀 이따 듣지

 

이 연주회장 자체도
독특하지만

 

톰이 연주하고 있는
피아노에 대해 말씀드리죠

 

주문제작된 8옥타브의
이 '임페리얼 보센도르퍼'는

 

패트릭의 소유였습니다

 

이 피아노가 무대에 오른 건
이번이 처음입니다

 

슬프게도 피아노를
보내야합니다

 

오늘 연주가 끝나면 이 피아노는
11시 스위스행 비행기를 탑니다

 

오늘 밤 이 악기가 나는 걸
보게 될 거라는 제 말을

 

이사회에서 이해한 것과는
좀 다를지도 모르지만요

 

작년 패트릭의 죽음은
우리 모두에게 충격이었죠

 

그를 기리며 이 공연을
그에게 바치고 싶습니다

 

또한 에마 셀즈닉양에게도
감사하고 싶군요

 

이 모든 일이 일어나도록
도와준 사람이죠

 

분명 우리한테도 저 위 자리
구해줄 수도 있었을 텐데

 

이 피아노의 진정한
가치를 보여주기 위해

 

오늘 톰의 마지막 곡은
오케스트라 없이...

 

아뇨
그 악명높은 곡 아닙니다

 

그 얘기는 모두가 다
알고 있죠

 

베토벤의
'템페스트' 소나타입니다

 

패트릭이 좋아하는 곡이죠

 

하지만 마칠 건 마쳐야죠

 

예라노시안의 피아노 협주곡
4번 2악장입니다

 

뭘 기다리지?

 

듣고 있나?
얘기 좀 해

 

말보다 연주를 하는 게
더 좋겠는데

 

지금 장난해?

 

전화 찾는 중이야

 

전부 쳐다보잖아
빨리 꺼

 

빨리

 

여보세요?

 

미쳤어?

 

웨인, 내가 정말...

 

톰?

 

그거 좀 끄라고!

 

톰?

 

내 말 들려, 톰?

 

왜 에마에게 총을
겨누고 있는지 알고 싶어

 

누구 전화인가 보자

 

사과하지

 

모든게 너에게만 향하게
하고 싶어하는 거 알아

 

톰 셀즈닉

 

훌륭하게 하고 있어
곧 다음을 준비하게 될 거야

 

뭐?
다음은 뭔데?

 

알게 될 거야
조급할 거 없어

 

분명 에마일 거야

 

실수로 걸렸겠지

 

아냐, 남자 목소리였어

 

톰은 무대에서 연주 중이야
전화할 방법이 없다고

 

무슨 말을 하고 있어

 

말이 아니라
숫자 세는 거야

 

음악가들은 그래

 

음악 좀 듣자고요

 

뭐라고요?

 

누구보고 조용히 하래요

 

- 나 화장실 가야겠어
- 웨인!

 

뭐였지, 톰?

 

- 뭐였냐니까
- 내 시계

 

시계?
그게 왜?

 

알람이었어

 

알람?

 

연주회 도중에 알람이 울리게
뒀다는 걸 나보고 믿으라고?

 

- 실수였어
- 실수라고?

 

5년이야
끄는 걸 잊었어

 

그 말이 사실이길 바래

 

톰? 여보세요?

 

숫자 세는 거 아니면
다시 입 열지 마

 

안녕, 톰

 

방금 당신 전화를 받았는데

 

지금 무대에 있지 않아?

 

그만 꼼지락거려, 톰

 

아무튼 좀 이상한 말을
들어서...

 

다시 걸지

 

뭐하는 거야?

 

음악 가지고 장난하지 마

 

웨인!

 

얼른 와!

 

웨인!

 

에마가 위험해
도움 요청해

 

세상에

 

실례합니다

 

무슨 일이시죠?

 

- 여기 직원이세요?
- 네

 

- 일이 좀 있어서요
- 일이요?

 

무대에 있는 사람에게서
이걸 받았거든요

 

이거 장난이라면
재미 없습니다

 

장난 아니에요
내가 한 게 아니에요

 

같이 가시죠
경비와 얘기해보죠

 

장난일 테지만
혹시 모르죠

 

톰, 놀랄 일이 있어
머리 위를 봐

 

잘 봐

 

이걸 봐줘야겠어

 

안 돼!

 

정신 가다듬고
계속 연주해, 톰

 

빨리 냉정을 되찾아
안 그럼 쏘겠어

 

피아노에서 손가락 떼지 말고
음악에 정신을 집중해

 

이렇게 집중하는 법을
배우는 거야, 침착해!

 

좋아

 

아무일 없다고 지휘자 안심시켜
안 그럼 다음은 지휘자야

 

톰, 기분 좀 나아졌나?

 

왜? 왜 죽였지?

 

시체를 본 적이 없지?

 

그렇게 인생 경험 없이 어떻게
위대한 예술가가 되겠어?

 

패트릭은 못했던 방법으로
내가 가르쳐주는 거야

 

이제 네가 준비됐다는 뜻이지

 

뭐?

 

'라 싱켓'

 

기억하나?

 

그게 왜?

 

'연주 불가능한 곡'

 

연주 가능한 사람은
몇 명 뿐이야, 맞지?

 

손가락을 빨리 움직이고
넓게 벌릴 수 있는 사람들

 

그 중 한 명은 지난 여름
죽었고, 다른 한 명은 너야

 

아냐, 연주 못해
5년이나 쉬었어

 

그 정신적 트라우마를
잊을 기회야

 

널 비웃고 동정했던 사람들에게
진짜 네 능력을

 

보여줄 기회가 온 거야

 

이해를 못하는 모양인데
난 연주할 수가 없어

 

왜?
긴장해서?

 

그날 밤 무대에서만큼
두려웠던 적이 없어서?

 

그날 이후 마지막 네 마디가
매일 널 괴롭혀서?

 

외우지 못했어

 

그래서 내 조수 시켜서
악보를 넣어줬잖아

 

계획을 잘 세워놨어, 톰
난 널 믿어

 

에마가 널 믿었던 것보다
더 널 믿어

 

그 여자는 네 손을 잡고,
네 무대 복귀를 지휘했지

 

그래야 네게 집중될 조명을
뺏은 게 덜 미안해질 테니

 

인정해
그 여자가 성공해서 속 쓰리잖아

 

억울하잖아

 

그리고 난 네가 네 인생을
되찾을 기회를 주고 있는 거야

 

시간이 지나면 감사하게 될 거야
하지만 지금은 여기에 집중해

 

'라 싱켓'의
마지막 네 마디

 

네 생애 처음으로
완벽하게 연주하고

 

여기서 살아서 나가는 거야

 

'라 싱켓'

 

- 연주 전에 악보 버렸어
- 멍청한 짓을 했군

 

- 그럼 기억으로 연주해
- 못해

 

그러니까 나한테 악보를
넣어준 거잖아

 

에마가 안 됐군

 

에마 없는 게 너한테는
더 좋겠지만

 

안 돼!
악보 또 갖고 있지 않아?

 

내가 뭐하러?
네가 있는데

 

잠깐
기억났어

 

악보 버리는 걸 청소부가 봤어
청소부한테 있을 거야

 

그럼 '라 싱켓'이
버려지기 직전이겠군

 

- 가서 받아올 수 없어?
- 난 이 위에 있어야지

 

다른 사람은?
당신 도와주는 사람?

 

그 친구도 바쁠 거야

 

휴식 시간에 악보 찾아와
더는 사람이 죽게 만들지 마

 

웨인?

 

웨인?

 

세상에

 

- 미안해요
- 괜찮아요

 

저도 항상 이쪽에서 헤매요

 

- 주워드릴게요
- 괜찮아요

 

뭘 멍하니 있어?

 

- 어디로 가야 되지?
- 계단

 

끝에서 왼쪽

 

톰
계단이라고

 

문 세 개 지나서

 

뭐? 어디!

 

왼쪽, 다시 왼쪽

 

실례해요!
잠깐만요!

 

잠깐!
안 돼! 안 돼!

 

왜 그래?

 

왜 그래?

 

- 악보를 버렸어
- 안 됐군

 

잠깐!
집에 악보가 있어

 

사람 시켜서 가져올 수 있어

 

-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지
- 잠깐!

 

기다려
나한테 생각이 있어

 

- 문제가 있나요?
- 금방 올게요, 약속해요

 

용기 북돋워줘요

 

듣고 있어?
대체 어디 있는 거야?

 

나한테 말하는 거야?
아니면 그놈이야?

 

- 곧장 분장실로 가
- 뭐?

 

그놈 분장실로 가서
잘 감시해

 

바로 가지

 

드레스가 예쁘네요
아름다우세요

 

에마? 이쪽 봐주세요

 

실례해요
감사합니다

 

연주회가 즐거우셨으면
좋겠네요

 

에마,
같이 사진 찍어주세요

 

라 싱켓 - 톰 셀즈닉 - 대실패

 

찾았어?
설마 놓친 건 아니겠지

 

아니, 잘 보고 있어

 

- 조심해, 에마가 극장을 나갔어
- 그래서?

 

- 따라가
- 어떻게 한번에 두 가지를 해

 

그래서 뭐 어떡하라고?

 

여자한테 가

 

'여자한테 가'

 

분부대로 합죠

 

개자식아

 

셀즈닉 씨

 

가서 물어봐

 

같이 사진 찍어도 돼요?

 

신사 숙녀 여러분

 

휴대폰은 무음으로
해주시기 바랍니다

 

신사 숙녀 여러분
휴대폰은 무음으로 해주세요

 

여보?

 

에마!

 

방해하는 게 아니길 바랍니다
부인께서 부탁하셔서

 

- 귀찮으신 건 아니죠?
- 아닙니다

 

유명인을 두 분이나 돕는 게
매일 있는 일은 아니죠

 

여기까지 내려오는 걸
도와주신 분이야

 

난 그냥 당신이 잘하고 있다고
말해주고 싶었어

 

정말이야
연주가 너무 아름다워

 

신사 숙녀 여러분...

 

가야겠네요

 

당신 혼자 두고
가봐야할 거 같네

 

사랑해, 여보

 

무대에서 뵙죠,
셀즈닉 씨

 

문 열어드릴게요

 

5분 후에 공연이
재개됩니다

 

모두 자리로 돌아가주시기
바랍니다

 

정말 고맙습니다

 

큰일 날 뻔했어

 

'천만에요'

 

아무튼,
다 엉망 될 거야

 

진정해, 창작의 고통 중엔
그 사람들은 항상 그 소릴 해

 

전부 망칠 거다

 

유명인사들은 말야

 

그 유명인사 개소리에
신물이 난다

 

- 내 생각을 말해줄까?
- 어디 들어보자

 

- 이봐
- 왜?

 

- 듣고는 있는 거야?
- 열성적으로 듣고 있어

 

내 말은 일을 더 쉽게
할 수도 있었잖냐는 거야

 

피아노 옮기는 사람을 협박해서
다른 곳으로 빼돌려서

 

피아노를 독차지하던가 말야

 

근데 그 대신에
빌어먹을 개고생이잖아

 

그래서, 그 '천재소년'을
납치해서 창고에 가두고

 

협박이라도 하자는 건가?

 

꼭 그럴 필요는 없지

 

아니면 '라 싱켓'을 연주할
로봇을 만들자고?

 

아주 훌륭한 생각이었어
계속 더 생각해봐

 

이봐, 내 말은...

 

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
강도짓은 안 할 거란 얘기잖아?

 

역사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거야
그렇게 기록에 남는 거라고

 

'라 싱켓'의 네 마디,

 

그 누구에게도 대답할
필요가 없어져

 

넌 네 일이나 해

 

엿듣고 있었나, 톰?

 

그래, 좋아

 

하나만 말해봐

 

패트릭이 이 세상에서
무엇보다 사랑한 게 뭐지?

 

- 그의 작품활동?
- 그의 작품활동

 

그래, 재밌어
확실히 자기 가족은 아냐

 

- 하지만 네가 놓친 게 있어
- 무슨 뜻이지?

 

패트릭의 피아노
건반이 몇 개지?

 

- 뭐?
- 질문에 대답해

 

- 97
- 틀렸어

 

아냐, 맞아

 

8옥타브야
흰 건반 7개, 검은 건반 5개

 

거기에 낮은 음 하나 더

 

건반을 놓치고 있어, 톰
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?

 

- 내 말이 맞아, 계산해 봐
- 했어

 

그 피아노에 대해선 내가
누구보다도 잘 알아

 

'연주 불가능한 작품'의
마지막 네 마디, 그게 네 열쇠야

 

너 대체 누구야?

 

너와 패트릭에 비하면
보잘것 없지

 

에마가 네 음악보다 더
지루하게 여길 유일한 일이

 

내가 하는 일일 거야

 

- 열쇠공 어때?
- 열쇠공?

 

베를린 필하모니는 아니지만
그것도 직업이야

 

그리고 그 영감이 재산을
스위스 은행 금고에 넣고

 

그 열쇠를 자기만 열 수 있는
곳에 감췄다고 가정해봐

 

그의 뛰어난 기술을 지닌 사람만
열 수 있는 그런 자물쇠

 

그 자물쇠를 만드는 걸
내가 도왔어

 

이제 네 손가락이
그걸 열게 될 거야

 

이제 질문할 때야
"얼마지?"

 

- 관심 없어
- 정말이야?

 

네 목숨 값이 얼만지
궁금하지 않아?

 

얼마나 많은 돈이라야
이 일이 정당화될까?

 

그런 건 없어

 

이 세상 돈을 전부라 해도
당신이 하는 짓은 안 해

 

참 고상하시군

 

스트라빈스키는 자기 자식을 때렸고
모짜르트는 주정뱅이였어

 

하지만 넌 그들보다
나은 사람이다 이거야?

 

아니, 상관없어
그런 건 안 중요해

 

위대한 예술가의 특징은
호기심이라고 생각하는데

 

넌 그저그런 예술가로
보이는군

 

모두 자기 가치가
있다는 거 모르나?

 

- 네 가치는 얼만데?
- 상상해 봐

 

가치를 상상해 봐

 

- 두 배로 만들어 봐
- 못해

 

바로 그거야
넌 못해

 

넌 상상력이 없으니까

 

넌 다른 사람이 쓴 걸
연주하는 게 일이니까

 

넌 그걸 잘 하지
그게 네 재능이야

 

상상력은 작가나 예술가에게
맡겨두면 돼

 

넌 그냥 좀도둑이야

 

그리고 넌 꼭두각시지

 

천재 꼭두각시지만
그래도 꼭두각시일 뿐이지

 

그 무대에 오를 때마다
너도 그걸 알아

 

네겐 굉장한 재능이 있어

 

하지만 내겐 비전이 있지

 

그러니 시키는대로
'라 싱켓'을 연주해

 

- 이번엔 망치지 마
- 웃기지 마

 

뭐라고?

 

그냥 날 보내주지 않겠어?

 

톰

 

나 화나게 하지 마
그 결과를 알잖아

 

니가 보여
이 개자식아

 

뭐가 보여?

 

톰, 뭐라고 했지?

 

내 말은...

 

연주하겠다고

 

정말 감사합니다

 

초반엔 편하게 연주해

 

손가락 지치게 하지 마
마지막 4마디를 위해 아껴야 해

 

이제 오늘의 마무리로

 

셀즈닉에게 무대를
양보하겠습니다

 

하나라도 틀리면 안 돼

 

- 연주할 곡은
- 말 끊어

 

- 독주곡인...
- 어서

 

- 패트릭이 정말 아꼈던 곡,
- 당장 말해

 

여러분

 

- '템페스트'입니다
- 아뇨

 

'라 싱켓'

 

잠시만요
다시 말해주겠어요?

 

'라 싱켓'을 연주할 겁니다

 

연주 불가능한 곡

 

- 알고 있었어요?
- 전혀요

 

패트릭의 수제자가
연주하는

 

오늘 연주회 프로그램을
뒤바꿔놓은 곡

 

여러분,
역사가 만들어집니다

 

톰 셀즈닉이 연주하는
'라 싱켓'입니다

 

날 실망시키지 마, 톰

 

내 청중을 실망시키진
않을 거야

 

톰, 듣고 있어?

 

톰?

 

아주 훌륭하게
연주하고 있어

 

하지만 힘을 좀 빼, 톰

 

내 말 들려?
진정하라고

 

손가락이 피곤해지잖아

 

조심해, 톰
템포 빨라지면 안 돼

 

마지막 네 마디를
확실하게 연주해

 

톰, 진정하지 않으면
망치게 될 거야

 

엉망이 된다고

 

내 말 듣고 있냐고,
이 새끼야!

 

진정하지 않으면 5번 좌석에서
아내 머리뼈를 보게 될 거야

 

좀 닥쳐!

 

톰, 무슨 짓을 한 거지?

 

이 빌어먹을 애송이 새끼

 

이게 무슨 장난인 줄 알아?
죽여버리겠어

 

이 빌어먹을 새끼!

 

듣고 있나, 톰?

 

잘못 친 거 알고 있잖아!

 

알아
하지만 청중은 몰라

 

대체 무슨 소리야?

 

절대로 몰라

 

자리에 앉아서 다시 연주해

 

마지막 네 마디를
다시 제대로 연주해

 

아니면 정말 니 마누라 머리를
날려버릴 거야

 

내 말 들려, 톰?
정말이야!

 

너 때문에 명줄 짧아지는
사람들을 생각해!

 

니 아내를 생각하라고!

 

니가 내기에 져서 죽게 될
사람들을 생각하라고

 

앉아주세요

 

방금 내기에 졌어, 톰

 

에마, 당신은 말고

 

톰, 내 말 들어!

 

톰!

 

에마에게 조명 부탁합니다

 

그런다고 내가 못할 거 같아?
난 밑져야 본전이야

 

앉아서 다시 연주해
마지막 네 마디 다시 연주해

 

제대로 연주해

 

저 위에 있는 사랑스런
여인이 에마입니다

 

에마 셀즈닉,
제 아내입니다

 

여러분도 아시다시피
천부적인 재능의 배우죠

 

뭐하는 거냐

 

- 사실...
- 지금 죽여버리겠어

 

- 그녀 덕분에...
- 죽일 거야

 

- 오늘 밤 제가 있었습니다
- 내 말 들려?

 

감사인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
제가 아니라 아내입니다

 

당장 내 말대로 안 하면
저년을 바로 죽여버릴 거야

 

미쳤어?
전부 여자를 보고 있잖아!

 

그게 무슨 상...

 

지휘자께서 말씀하신
프로그램의 변경은...

 

- 연결이 끊기잖아
- '라 싱켓'만이 아닙니다

 

내가 어떡해야하는 거야!

 

오늘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된
아주 특별한 무대도 있습니다

 

이봐, 머리 좀 식혀

 

노먼, 이 위로
올라와주시겠어요?

 

듣고 있어?

 

여러분, 제 친구
노먼 라이싱어입니다

 

방금 친구라고 한 거 들었죠?
여러분이 증인이에요

 

좋아
무슨 생각이지?

 

이 특별한 연주회장의
앵콜 공연을 도와주세요

 

어떡해야할지 모르겠어

 

에마 셀즈닉이 관대하신
우리 청중을 위해

 

직접 선택한 노래를
부르도록 도와주세요

 

- 믿을 수가 없군
- 날 위해 불러줘요

 

난 이 납치극과는
아무 상관 없어요, 에마

 

스탠다드로?

 

칼립소

 

아, 맞아요
여기서 연주하기엔 너무 섹시해

 

알겠어

 

이거 괜찮아요?

 

좋아, 이걸로 하죠
'Motherless child'

 

여러분
에마 셀즈닉입니다!

 

잘 들어
난 짐 싸서 떠나겠어

 

그러기만 해!

 

눈과 귀를 열어봐!
돈은 잊어버려! 끝났어!

 

혼자서 도망가기만 해

 

진정해
짐 챙겨서 여길 뜨자고

 

3년을 공들인 일이야!

 

뭘 하는...

 

뭐야! 그만둬!
이 미친 새끼

 

안 돼

 

듣고 있어?

 

아내에게 작별인사 해

 

♪ 가끔씩 난

 

♪ 엄마가 없는
아이처럼 느껴져

 

잘 들어, 이 개새끼야!
아내 건드리기만 해!

 

♪ 집에서 아주 멀리

 

♪ 아주 멀리
떠나온 것처럼

 

안녕, 톰

 

♪ 가끔씩 나는

 

♪ 계속 나아갈 수
없을 것만 같아

 

♪ 가끔씩 나는

 

♪ 이겨낼 수 있을지도
모른다는 느낌이 들어

 

♪ 가끔씩 난 나를 위한 곳은
없는 것처럼 느껴져

 

♪ 난 홀로

 

♪ 주에게 기도하네

 

♪ 내 집은 어디인가?

 

♪ 나의 집은?

 

♪ 난 차라리 죽겠어

 

♪ 가끔 난 더 나아갈 수
없을 것만 같아

 

♪ 내가 이겨낼 수 있을지도
모른다는 느낌이 들어

 

♪ 가끔 난

 

♪ 엄마가 없는
아이처럼 느껴져

 

♪ 가끔씩 난

 

♪ 엄마가 없는
아이처럼 느껴져

 

♪ 멀리

 

♪ 집에서 아주 멀리

 

♪ 집에서 아주 멀리 온 듯이

 

톰! 세상에!

 

톰!

 

톰!

 

세상에, 여보
괜찮아?

 

다리가 부러졌나봐

 

에마

 

제발 집에 가자

 

여보

 

끝내야겠어

 

Korean Subtitle by
urmasunshine, aka pluto